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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公示만 잘 봤더라도 손실 줄일 수 있었다
  • 되돌아 본 VK사태
    실적 악화→해외CB 발행→유상증자→또 유상증자
    수차례 위험신호… 2만5000원 넘던 주가 20원대로
  • 전수용기자 jsy@chosun.com
    입력 : 2006.07.18 22:23 / 수정 : 2006.07.18 22:24
    • 공격적인 경영으로 한때 연 매출 4000억원을 넘었던 휴대폰업체 VK. 2000년 주당 2만5000원을 넘겼던 주가가 최종 부도를 맞으며 18일엔 20원대에 거래됐다. 하지만 공시(公示)만 제대로 봤더라도 투자자들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동안 VK에 어떤 일이 벌어졌고 이를 통해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뭘까.

      ①2월28일

      작년 4분기(10~12월)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 875억원, 영업이익 9억5900만원, 당기순이익은 440억4500만원 적자. 전년 같은 기간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4%, 82.84% 감소했다. 순이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전분기(7~9월) 대비 적자 규모는 1000% 가까이 늘었다. VK 실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른 속도로 망가지는 상황이었다.

      ②4월4일

      제6회, 제7회 해외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지난 2월 17일에 해외CB를 발행한 뒤 두 달도 채 안 됐다. 조달자금 규모는 79억원, 조달목적은 ‘기타자금’이었다. 해외CB 발행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발행 목적이나 전환가격, 전환기간을 꼼꼼히 봐야 한다. 설비투자가 아니라 운용자금이 목적이라면 자금사정이 나빠진 게 아닐까 의심해 볼 시점이었다.

    • ③4월13일

      해외CB발행 이후 열흘도 안 돼 다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규모는 153억원, 기존 주식 3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이중 120억원은 운용자금, 30억원은 기타자금이었다. 게다가 6월초 실시된 증자에서 구주주 청약률은 76%에 그쳐 사실상 실패. 3자 배정방식으로 실권주를 처리했다. 회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유상증자에 참여했는지 여부를 살펴야 했다. 발빠른 투자자들은 주식을 처분하는 시점이다.

      ④5월 12일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됐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것이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채비율과 현금흐름 등 다른 재무 지표들을 체크해야 할 시점이었다.

      ⑤6월19일

      소액공모 방식으로 또다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조달 목적은 기타자금, 전체 규모는 19억원이었다. 주가는 이날 유상증자 발표 이후 1000원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해외CB발행, 유상증자와 실권주 발생, 또다시 소액 유상증자 결정…. 회사 자금사정이 위기란 것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⑥6월23일

      4월 발행된 해외CB는 버뮤다에 본사를 둔 디케이알이 전액 인수했다. 디케이알은 CB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했고, 20일 추가상장됐다. 같은 날 4월 유상증자 물량 1464만주도 함께 상장됐다. 디케이알은 1차부도 직전 23일 315만주를 장내 처분했다. 유상증자 물량과 CB의 주식전환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주가가 떨어진 상황이어서 유상증자 발행가액과 CB전환가격이 낮아졌다. 이 때문에 회사로 유입된 자금은 줄어든 반면 주식물량은 그만큼 늘어나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됐다. 이 상황이라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정상.

      ⑦6월27일

      VK는 6월 26일과 27일 두 차례 1차 부도를 냈다.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주식거래는 정지됐다. 거래가 재개된 뒤 4일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보통 부도 직전 며칠 정도 주가가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마지막 희망 때문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희망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회사가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나 희생이 너무 크다.

      ⑧7월6일

      최종 부도처리됐다.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12일부터 정리매매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2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도움말=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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